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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청약 당첨은 왜 어려울까? - 생애최초 특공 확대 이유

지난번 포스팅에서 617, 710 부동산 대책 보도자료를 읽어보고 세금과 대출에 대한 업데이트 사항을 살펴봤다. 그런데 대책의 주요 내용에는 규제 대한 내용 외에도 공공 분양과 생애최초 특별공급 확대와 같이 수급에 대한 내용으로도 함께 있었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읽은 정보와 생각을 30대의 입장에서 정리해보려 한다.

우선 난 청약을 신청해본 적이 있다. 몇 달전 청약 알림이 떴을 때, 하룻강아지 부린이 서울 아파트 무서운 줄 모르고 냅다 덤벼서 청약을 넣었더랬지. 예상대로 시원하게 탈락했다. 그때 당시 나는 공공, 민영 분양의 차이는 물론 가점제, 추첨제도 구분할 줄 몰랐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분양과 청약의 용어 차이도 정확하게 몰랐다. 그렇게 때문에 당첨자 발표일에는 조금 (많이) 설렜다. 혹시 내 인생에도 로또라는 것이 있을까? 헤헷! 하면서 기다리고 당연한 쓴맛을 맛봤다.

 

 

탈락했지만 청약 신청 유경험자가 되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서울에서 아파트 청약이 어려워서 로또라는 별명이 붙고, 일반적으로 시장에 나와있는 아파트 가격은 천장 없이 올라가면서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되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특별공급 비중을 늘려 20대, 30대에게 돌아가는 아파트 물량을 늘리겠다는 617, 710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까?

 

내가 청약 탈락의 쓴맛을 직접 보고 나서야 찾아보면서 청약 당첨이 실질적으로 어렵겠다고 느낀 가장 큰 이유는 3년전 8.2 부동산 대책 시행일을 기준으로 투기과열지구(서울 전체 해당)의 민영주택 소형 평수 청약은 100% 가점제로 바뀐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추첨제가 아니라는 것으로, 다시 말해 가산점을 받는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당첨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산점이 부과되는 항목으로는 i) 부양가족의 수(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ii) 무주택기간, iii) 청약통장 보유 기간이 있다. 그럼 이게 왜 20대, 30대에게 불리할까?

 

 

2030이 노려봄직한 서울 소형 평수는 100% 가점제(출처: 뉴데일리)

 

첫째, 20대와 30대는 상대적으로 부양가족 수에 있어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일자리 감소에 따라 취직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레 홀로서기를 위한 시드마련도 늦어지는 요즘, 2030 세대는 결혼도 출산도 늦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집값이 결혼 이후의 삶에 너무나 큰 펀치를 날리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아이도 많이 낳지 않고 이건 한국의 암울한 출산율로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따라서 현행 기준 상대적으로 4인 가족의 형태를 갖춘 4050의 당첨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둘째, 20대와 30대는 이른 나이부터 실질적으로 독립된 세대주도 불이익을 받는다. 

 

무주택 세대주 인정 기간이 만 30세 이후 부터(만 30세 이전에 결혼했다면 그때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무슨 근거로 만 30세 이후라는 기준을 두게 됐는지 모르겠다. 나의 경우 독립해서 무주택 세대주로 나름 열심히 살아온 기간 중 자그마치 4년이 날아가버렸고, 가점으로 치면 8점이 공중분해됐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서 서울로 거처를 옮기느라 대학 생활 때부터 홀로서기를 한 분들은 더 억울할 듯하다.

셋째, 청약 통장을 보유한 기간은 보통 나이가 얼마나 많은가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똑같이 청년일 시기에 만들었더라도 청약 통장 보유 기간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늦은 나이에 청약을 만든 케이스도 있을 거고, 본인이 청약 통장에 대해 알기 전 부모님이 아주 어린 나이에 청약 통장을 만들어준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예외라고 생각한다. 

 

 

청약홈 청약가점계산기 시뮬레이션 결과. 통장 만든 시점, 결혼한 시점이 같아도 30대가 불리하다.
작년도 서울시 청약 당첨자 평균 가점(출처: KB부동산)

 

이런 문제들이 공론화되면서 정부에서도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최소 의식은 한 것 같다. 710 부동산 대책 보도자료의 주요 내용으로 들어간 생애최초 특별공급(민영주택에 이 옵션이 생기는 것은 최초로 보인다) 확대안인 듯 하고. 하지만...이것도 그렇게 단순하게 좋은 변화로만 보기에는 어렵고 꽤나 복잡한 요소들이 많다. 실제로 30대에게 돌아가는 분양 물량이 증가하는지, 구체적인 생애최초 특공 지원 자격은 어떻게 되는지, 이런 자격 요건이 실수요자의 소득 수준을 포함해 평균적으로 맞벌이를 많이 하는 30대의 형편을 제대로 인식했는지. 이런 부분들이 새로운 부동산 대책이 의도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될 것 같다. 

 

 

710 대책 시행 이후 30대에게 오는 기회가 많아질까?

 

다음 포스팅에서는 710 부동산 대책에서 생애최초 특별 공급 확대안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이다.